'시간'만큼 철학적이고 추상적이면서도 다양한 맥락에서 적용가능한 개념은 많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라는 개념은 삶의 여러 측면에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시간에 관한 책도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여느 책과 달리 시간과 기타 주제들과의 관련을 아주 쉬운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철학, 과학, 예술, 종교, 문화, 광고, 놀이 등 삶의 온갖 영역에서 시간이라는 문제는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인도나 태국,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 동서양의 여러 곳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누적되어 온 시간에 관련된 풍습과 사고가 풍성하고 이채롭다.
이 책은 이렇게 동서고금을 아우르며 삶 속에서 시간이 행사해온 힘과 영향력, 무늬와 상처를 살펴보는 책이다. 권력과 시간은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여성과 시간, 혹은 돈과 시간은? 속도나 젠더의 문제같은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축제와 시간, 야성과 시간 등 문화사적으로 흥미롭고 풍성한 측면을 잘 집어냈다. 허다한 책으로부터 수많은 구절을 인용하여 시간에 관한 사람들의 성찰의 역사를 보여줌과 동시에, 삽화로 깔린 컬러 도판들은 시간 개념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