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왕좌에 앉은 이를 요리조리 조종하며 작게는 한 남자의 흥망을, 크게는 한 국가의 성쇠를 결정지을 영향력을 손에 거머쥔 이들, 퍼스트 레이디. 이 책은 미국 현대사를 움직인 12인의 퍼스트 레이디의 삶을 조명한다는 소박한 표현 아래 미국 화이트 하우스의 숨겨진 권력, 히든 파워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화려한 드레스로 차려입고 백악관 가든 파티에 초대할 사람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걸로 자신의 역할이 끝나지 않음을 레이디 스스로 인식하든 안하든 그 여인의 손 위에 올려진 불안한 눈빛의 남자는 앞으로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한 국가를 경영하게 될 것이고 본인은 만인의 어머니, '퍼스트 레이디'로 거듭날 것이다. 그리고 한 개인의 가장 사적이었던 결혼 생활은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이 책은 대통령 부인들의 시시콜콜한 인생사를 모은 것이 아니라 권력과 사랑과 결혼이 아슬아슬하게 얽혀 있는 두 명의 대통령에 대한 연구서이다. 20세기에만 촛점을 맞췄기 때문에 나오는 이름과 역사적 사건이 모두 익숙하고 친밀하다. 또한 역사와 해석에 관한 작업의 특징을 그대로 담아 인터뷰와 구술 기록, 편지 등의 자료가 최대한 이용되었다.
대통령이 무능할수록 안주인의 내조가 빛을 발하지만 그 내조가 혹여라도 길을 잘못 들면 국민이 고통받는다. 미국의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에 대한 기록을 한국의 경우에도 적용시킬 수 있을까? 내조(?)가 지나쳤던 경우를 몇번 목도한 우리로써 이 책은 그냥 넘겨지지 않는 목엣가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