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세계대전 후 독일의 한 공업도시.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5월의 어느 날 밤, 상공인협회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문학상 시상식이 시내의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상의 수상자로 결정된 서른네 살의 작가 베르톨트 묀켄.
이 시상식장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발장난을 하며 수상연설을 하고 있는 예민한 얼굴의 작가를 유심히 쳐다보는 스물여덟의 유부녀 마리안네. 사회사업의 일환으로 문학상을 주관하는 헬데겐 사의 사장 막스의 아내인 그녀는 사업에 바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남편을 대신해 억지로 나와 앉아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정치와 사업에 의해 인간관계가 유지되는 삭막하고 갑갑한 공업도시. 시상식 이후의 축하파티는 자신의 지위와 명예, 부만이 중요한, 위선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장에 다름아니다. 파티가 지루해 어쩔 줄 모르던 베르톨트와 마리안네 두 사람은 서로에 관한 짧고 강렬한 탐색의 시간을 통해 서로를 운명적으로 알아본다. “그 일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운명적으로 마련되어 있던” 일이었다고 말하는 마리안네. 이 만남은 두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는다.
사르트르로부터 "전후 독일문학의 대표적 작가이며 세계적인 소설가"라고 평가받은 한스 에리히 노삭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