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안쪽』은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비극적 사랑의 대명사 「헤로와 레안드로스」 이야기가 수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세르비아 무대에서 재탄생하는 모습을 그린 뛰어난 작품이다.
영미권에서 ‘하이퍼픽션의 장인’, ‘미래 소설의 기수’로 칭송받으며 이름을 높이고 있는 세르비아 작가 밀로라드 파비치의 대표작으로 「레안더」와 「헤라」라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란히 묶인 2부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연인 ‘헤로와 레안드로스’에서 따 온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은 사랑을 이루어야만 하되 그 결말은 필연적으로 비극으로 끝나야 하는 운명을 지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세르비아에서 살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둘의 시대적 배경은 17세기와 20세기로 서로 다른 공간에서 펼쳐진다.
작가 밀로라드 파비치는 비극적 결말과 교차되는 구성이라는 쉽지 않은 형태를 초현실적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정해진 순서가 없이 어느 장부터 읽더라도 결말에서 두 이야기가 만나도록 이 작품을 구성했다고 밝힌 작가의 말처럼, 전통적 소설을 넘어 하이퍼 픽션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