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사로잡은 어둠의 문화, '고딕'
점차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관련된 것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는 '고딕적인' 이라는 형용사를 살펴보며 현대 사회 속에서 '고딕문화'가 보이고 있는 양상을 살피고 있다. 저자는 고딕 문화가 18세기 영국의 고딕 소설에서 출발한 이후 문학, 현대 미술, 사진, 음악, 영화 등의 예술 분야와 청년 저항문화, 패션, 광고, 만화, 마케팅, 텔레비전 시리즈에까지 퍼져나갔으며, 급기야 20세기 말에는 주류 연예 오락물의 소재로도 단단한 입지를 굳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딕이 이처럼 변화무쌍한 역사와 끈질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이 ‘어둠’의 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인과 집단의 불안”을 부인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어휘와 사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책 속에는 어둡고 불온하며 기괴하다는 이유로 주류 문화로부터 배척받았던 고딕이 현대 사회에 들어 주류 문화 안에서 거론되고 심지어 환영까지 받는 사례들을 하나 하나 펼쳐지고 있으며, 저자는 고딕은 개인적, 사회적 불안과 다양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은밀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낸다. 때문에 고딕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상업화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을지라도, 우리 안의 억압을 기반으로 사회와 대중문화에 대한 지적이고 비판적인 해독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