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주의 끝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는 것처럼, 이 물음 역시 너무 오래 생각하다보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의 질문일 것이다. 처녀작으로 이런 '무시무시한 주제'를 잡은 작가는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 뉴욕 폴리테크닉 공대를 거쳐 시라큐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IBM 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이민 2세대다.
한국과 미국, 반쪽씩의 정체성을 가진 작가는 뒤뚱거리는 펭귄처럼, 힘겹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혹시 작가 자신을 모델로 삼은 게 아닌가 여겨지는) 재색을 겸비한 한국계 이민 2세 주인공 '이예리'는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미국 대기업의 간부로 출셋길에 오른다. 그러나 약혼자의 실종과 어두운 가족사를 알게 된 이중의 충격에 겹쳐, 평소의 '펭귄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된다.
소설의 본령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나서는 인간의 모습을 탐구하는 것이라 할때 이 소설 역시 그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묘한 '이방인적' 분위기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평론가 김종회의 말대로 "색다른 유형의 성장소설'이 갖는 일종의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