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잔(courtesan)의 원래 의미는 부유한 남자나 귀족들과 관계를 가지는 고급 창녀 혹은 정부라는 뜻이다. 뛰어난 미모와 재능으로 한 시대를 주름잡으며 숱한 남성들의 사랑을 받은 여인들...그들은 정말 단지 고급창녀일 뿐일까? 이 책은 도덕적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타고난 아름다움과 재능 외에 그녀들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무엇이 그녀들을 남성 세계의 힘에 정통하게 만들고 당대의 권력자들을 사로잡아 한 시대를 매혹시켰던 것일까?
코르티잔들이 활약했던 수 세기 동안 여성들에게는 오늘날보다 훨씬 더 많은 제약과 통제가 있었고, 여성의 힘만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르티잔들은 여성의 사회적, 성적, 경제적 구속을 비웃으며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표현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며,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여성으로서는 유례없는 지적 자유를 누렸다.” 오늘날의 기준과는 달리, 당시 코르티잔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출세였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삶으로 도약하는 행운이었다.
이 책은 15세기 르네상스 베니스를 대표하는 코르티잔 베로니카 프랑코, 18세기 프랑스의 숨은 권력자이자 파리와 베르사유에서 모든 유행을 결정했던 마담 드 퐁파두르, 베르디 의 여주인공 마리 뒤플레시스와,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의 모델 블랑쉬, 벨에포크 시대에 프랑스의 ‘국민적 코르티잔’이라고 알려졌던 리안 드 푸지, 20세기 초 사라지는 코르티잔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사라 베르나르와 마를렌느 디트리히 같은 유명 여배우에 이르기까지 자유와 독립을 누리면서 살았던 특별한 여인들, 코르티잔의 역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