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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글쓴이
안나 가발다 저
출판사
문학세계사
출판일
2009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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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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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가발다

금발에 어린왕자를 닮은 얼굴. 폭력이나 슈퍼히어로나 팜므 파탈을 등장시키지 않고도 발표하는 작품을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안나 가발다는 프랑스 문단의 수수께끼이다. 그는 1970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나 샤르트르 근처의 시골에서 세 형제자매와 더불어 목가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 14세 때 부모가 헤어짐에 따라 시골 마을을 떠나 수녀원처럼 규율이 엄격한 가톨릭계 기숙학교에 들어갔다. 그 뒤에 파리 몰리에르 고등학교의 고등사범학교 준비반에서 공부하다가 진로를 바꾸어 소르본 대학에 진학했고 여기에서 현대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에는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터라 꽃장수에서 영화관 좌석 안내원, 옷가게 점원, 가정교사에 이르기까지 온갖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1993년 한 가톨릭계 중학교의 교사가 되어 10년 동안 프랑스어와 문학을 가르쳤다.

둘째아이를 낳은 1999년 ‘르 딜레탕트’라는 작은 출판사에서 그동안 쓴 단편들을 모아 책(『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을 냈다. 초판 999부로 수줍게 서점에 나온 이 책은 소규모 신진 출판사에서 낸 무명작가의 단편집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 덕에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RTL 방송과 월간 문학지 《리르》가 독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문학상(2000년)을 받았다. 2002년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이어, 후에 출간한 2004년 3월에 출간한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프랑스 소설이 되었고, 현재 38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35kg짜리 희망덩어리』, 『위로』 등의 장편소설들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프랑스 소설이 되었고, 전세계 언어로 번역되었다.

가발다 소설의 매력은 평범한 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과정을 경쾌하면서도 명료하게 전하는 데 있다. 등장인물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채는 심리묘사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이 어느날 등을 돌리고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한다. 그 사람, 여행가방을 챙겨들고 울듯 말듯한 표정으로 도망가듯 그렇게. 열에 들떠 내 귀에 사랑을 속삭이던 그 입술로, 다시 영원을 속삭이겠지. 그 흔한 불륜에 관한 이야기다. 젊은 여자를 좇아 자신을 떠난 남편과, 가정을 지켰으나 그리 행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시아버지. 작가는 두 사람의 대비를 통해, 사랑의 찰나와 영원에 대한 강박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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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남편 때문에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클로에는 시아버지 피에르의 권유로 시골 별장에 내려가 며칠을 지낸다. 함께 있으면서도 언제나 '가족의 짓거리' 안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 것같은 시아버지 피에르는 평생 자신을 무엇인가에 놓아본 적 없는 그저 무뚝뚝하고 성실한 남자의 전형이다. 클로에는 그런 시아버지의 갑작스런 호의가 달갑지 않다. 그저 아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에서 우러나온 체면치레 정도로 보일 뿐.

소설의 첫머리는 계속 무언가로 삐걱거린다. 잔뜩 독이 올라 있는 며느리에게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시아버지 피에르, '얇은 종이에 아주 가는 펜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이 서른 두살의 세련된 프랑스 작가의 글을 '깜냥'이니 '뻘때추니' 같은 순우리말로 번역한 문투도 눈에 거슬리고, 문체는 왠지 모르게 호흡이 거칠다. "단 한번이라도 누가 어버님 뜻을 거역한 적이 있던가요? 아버님이 그런 걸 아실 리가 없죠.." 무슨 연극 독백처럼 비아냥거리듯 퍼부어대는 클로에의 공격에 어쩔 줄 몰라하는 피에르. 그리고 그녀의 악다구니가 극에 달하는 순간, 그녀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소설은 이제부터 두런두런 본론으로 나아갈 채비를 한다. 평생 한번도 '정도'에서 벗어나본 적 없을 것 같던 시아버지가 사랑했다던 옛 여자. 그의 때늦은 중년을 온통 흔들어 '모든 것을 버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여자. 그리고 그녀를 사랑했지만 자신을 대면할 용기가 없어 결국 가정을 지켰던 시아버지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우리는 언제나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에 대해서만 말하지. 하지만 떠나는 사람들의 괴로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니? ...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잘못을 저지를 권리가 있을까? 하고 또박또박한 말투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용감한 사람들이야."

다른 여타의 소설처럼 이 소설도 '불륜 혹은 로맨스'에 대한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 일상과 열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피에르는 결국 아무 것도 적극적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시아버지의 여자는 스스로 상처를 내고 돌아선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챘으나, 새로 산 멋진 집과 지금까지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물려 있던 인간 관계, 익숙한 상점들의 거리를 포기할 용기가 없던 아내는 그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피에르의 서툰 입을 빌어 내리는 작가의 마지막 변은 짐짓 '떠나는 자에게' 손을 들어 주는 듯하다.

-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야. 어느 날, 딸애를 데리고 빵집에 갔어. 빵집엔 사람들이 많았지. 바게트를 사고 빵집 문을 나서는데, 딸아이가 바게트 꽁다리를 떼어 달라고 했지. 갓 구운 바게트의 고소한 꽁다리를 먹고 싶었던 모양이야. 나는 거절했어. "지금은 안돼, 나중에 식사할 때 줄게."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식탁에 가족 모두가 둘러앉았을 때, 나는 딸아이에게 말했지. 약속했던대로 꽁다리를 잘라주며, "너 아까 이거 먹고 싶다고 했지?" 하지만 아이는 냅킨을 펼치며 이렇게 대답했어. "하지만, 이젠 먹고 싶지 않아요."

'책임과 영원', '감정과 순간'에 관한 사랑의 두가지 측면을 꽤 적극적으로 논하고 있는 소설이다. 사랑에 영원이라니... 책임과 약속의 언어를 빼고 누가 사랑에 영원을 부여할 수 있으리. 하지만 마찬가지로 감정에 충실하지 않는 당신, 사랑에 빠질 수 없으리. 조금 서걱거리긴 하지만, 선택의 여러 상황에 대해 다양한 층위를 열어놓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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