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발표된 시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 수록한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제 54집이다.
▶ 심사평 중에서
마종기 시인의 경우 그의 직업(의사)이나 다른 예술 분야에 대한 교양이 줄곧 작품의 토양이 되어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젊은 시절 이후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게 된 데서 만들어진 시적 촉각도 있을 터이다. 말하자면 경계인境界人으로서의 촉각. 이번 수상작품에서 「파타고니아의 양」「디아스포라의 황혼」「국경은 메마르다」 같은 작품들은 경계인으로서의 촉각이 현저하게 드러나는 것들이지만 다른 작품들 역시 그러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정서에 물들어 있다. - 정현종(시인)
「파타고니아의 양」이 비극적 생의 장엄함을 말하고 있다면 「디아스포라의 황혼」은 덧없음의 장엄함, 「여름의 침묵」은 광활한 침묵 속에서의 두려움과 고독을 말한다. 오랫동안 이국에 살며 이국의 이국으로, 변방에서 변방의 변방으로 자신을 밀어 넣으며 잊을 수 없는 모국어로 씌어진 글들-회한과 측은지심과 뒤늦게 찾아오는 작은 깨달음들, 무위無爲의 진술처럼 장식 없는 말에는 귀한 말의 느낌이 있고 슬픔에는 슬픔에 저항하는 슬픔의 표면장력이 있다. - 최승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