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모든 사람들 고맙습니다. 내 말은 이것뿐입니다.
1970년 11월 13일, 그날 이후 우리에게 전태일의 어머니로 기억되는 사람.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노라며 38년을 사는 동안 180번이나 나랏법을 어기고 세 차례나 옥살이를 한 사람. 그래서 수많은 노동자에게 ‘어머니’로 불리는 사람. 이제 여든이 된 그 ‘어머니’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은 책에 살며시 담았다.
많은 이들은 이소선이 겪은 고통과 상처, 거기서 보여준 치열함과 한치의 타협도 없는 저항, 두려움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용기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인간적인 갈등’에서 비껴난 ‘상징’적 존재로 저만치 밀어낸다. 그리고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 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 앞에서 '죄책감' 혹은 '부채감'이라는 묵직한 돌덩이 하나를 가슴에 얹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그만 그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으라고 한다. 다만 하루든, 몇 달이든 오늘 내가 부딪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에 고마워 할 뿐이다.
이처럼 이 책은 사회의 원로인 ‘어른’이 다음 세대에게 남기고 싶은 훈계나 질책이 아니다. 그 이름에 붙어다니던 거창한 수식어를 걷어 낸 ‘이소선’이 질풍 같은 시대를 버티며 살아온 우리 모두에게 주는 따뜻한 응원이요, 위로의 선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