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닿은 14통의 마음편지
갓 서른을 넘긴 출판 기획편집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내고 홀로 교토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2천 개가 넘는 절과 신사, 작은 강과 나무와 길, 주변의 모든 것이 ‘시간의 층’을 느끼게 해주는 교토, 그 도시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자신의 지나온 시간을, 기억을 여행한다. 그리고 그는 교토 생활의 아지트가 되어준 아담하고 한적한 동네 카페 ‘미셸스Michele’s’에 앉아 편지를 쓴다. 지금, 그 편지가 우리에게 닿았다.
마치 독백을 하듯 담담히 써내려간 그의 편지들은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지도, 밝거나 어둡지도, 깊거나 얕지도 않고, 적당히 세속적이고 정겹게 남루하다. 고액 연봉과 승진과 사회 지위 획득과 재테크와 내 집 마련과 결혼 같은 것들을 머릿속에서 몰아내고 온전히 나의 것인 기억들만 곱씹어보는 시간은 나를 투명하게 꺼내어 놓게 해 준다. 그리고 그 시간이 녹아들은 편지들은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통해 낯선 세상을 만나고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