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누가 이 세계의 빈곤화를 주도하고 있는지, 부의 재편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기아와 부채가 가난한 자들의 발목을 어떻게 옭아매고 있는지 등의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객관적인 통계자료, 냉철하고도 논리적인 분석,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책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오늘날 인류가 처한 비참함의 정도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 지글러에 의하면 5세 미만의 어린아이들 중에서 1천만 명 이상이 해마다 영양 결핍이나 각종 전염병, 오염된 식수,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이 희생자들의 50퍼센트는 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6개국에서 발생하며, 이 수치의 90퍼센트가 남반구 국가들 42퍼센트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이같은 현실을 만들어 낸자들은 “제조업, 은행업, 서비스업, 상거래에 종사하는 거대 다국적 민간 기업들”이라 지목한다. 이들이 '부채'를 통해 한 나라를 쥐락펴락하며 빈곤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저자가 내어놓는 희망은 바로 '연대'이다. 부채의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3세계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으로 채무국끼리의 동맹체 구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답게 살 권리의 가장 기본인 '먹고 살 권리'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강력한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탐욕의 시대’에 바로 인권을 호소하는 '인권선언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