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푸른책'이 펴내는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 중 한권이다. 우체국에 다니며 근근이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보험회사에 다니지만 새장 만드는 일에만 미쳐 있는 아버지와 생활하는 열일곱 살 주인공 엔리카의 하루, 그리고 그녀의 삶을 통해 가난한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치아 마라이니만의 문체로 보여주고 있다.
늘 피곤에 젖어 있던 어머니가 쓰러지고, 폐암으로 죽게 되자 엔리카의 삶은 급격하게 피폐해진다. 엔리카는 체사레의 아버지로부터 성희롱을 받고,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여자를 만나는 나이 많은 변호사 구이도에게 충동적으로 자신의 성을 팔기도 한다. 자신을 방기한 듯한 엔리카의 모습을 통해 사람과 자신의 삶에 거리를 둔 듯한 그녀의 방황이 오히려 얼마나 현실과 결부되어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긴 방황의 시간 속에서 그녀에게도 서서히 타인들의 삶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깨닫게 되는 일이 많아진다. 그녀의 모습을 통해 모든 방황이 그녀의 삶 속에 전면적으로 뿌리내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