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많은 책이 쏟아지지만 여러 이유로 출간이 기피되는 종류가 있는데, 바로 사진집과 문고판이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이 이중고를 안고도 오래 사랑받을 것이 분명한 멋진 책이다. 일차분 10권에 포진한 작가들은 이들만으로 사진사의 굵은 줄기가 완성되는 거장들. 광범위한 대표작 가운데서 가리고 가려 뽑은 55컷과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해설,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시대상황과 연결하여 일대기 식으로 엮은 작가론이 실려 있다. 각 컷마다 붙은 사진 해설은 형식이나 방법론적이 설명에 매이지 않고 작가의 말과 글을 풍부히 인용 숨은 의미를 드러내 준다.
앙드레 케르테스(1894~1985)는 라이카 카메라로 포착한 사소한 일상에서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 독창적인 예술가이다. 후에 현대 사진가들이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은 케르테스가 이미 해 놓은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그는 현대 사진의 개척자였다. 그는 여타의 아방가르드 예술가처럼 파리와 뉴욕을 무대로 활동했으나, 고향인 헝가리의 자연과 사람을 잊지 않았으며, 그 결과 그의 사진은 다양한 형식 실험과 내밀하고 순수한 개인적인 일상이 공존하는 인상적인 결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