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사회에는 미군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의 사망과 미군 병사에 대한 무죄 평결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는 계속되고 양국 정부는 한국시민들의 눈치를 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진심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이 순간 미국 행정기관 및 군부에서 오가고 있는 비밀 문서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적나라한 속내를 파악하고 미국과 우리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그보다 더 적절한 자료는 없을 것이다.
삼인출판사의 키슨(KISON : Korea Information Service on Net, 미 워싱턴에서 운영하는 프로젝트로 백악관, CIA, 국방부, 국무부 등 미 행정부의 비밀 해제 문서를 모아 관리함)리포트 시리즈는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에 대한 미국의 비밀 문서를 읽어가는 이 행위는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실증적인 역사 읽기가 될 것이다. 대부분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어서 자료적 가치도 높다. 이 번에 나온 것은 키슨리포터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판문점 도끼사건, 박정희의 핵개발, 전두환과 12.12 사태, 그리고 광주 민주화 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에 대한 비밀 문서들이 소개된다.
이 문서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바, 그것은 미국이 단 한순간도 한국에서 감시의 눈을 뗀 적이 없고, 한국과 한국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토론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보존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심지어 몇 마디 대화까지 세세히 기록하고 있어 가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었으며 알려고 노력하기라도 했던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의 레이다는 돌아가고, 어디선가 첩보원들이 한국인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