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형수의 자전적 수기를 통하여 사형제도와 인권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이다. 한 사회의 발전 정도는 모름지기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장애인, 철거민, 전과자,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 곳곳에는 우리의 관심이 미처 머물지 못하는 곳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떳떳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죄수들이 아닐까. 말할 수 없이 비위생적인 교도 시설, 교도관들의 일상적인 구타(법률적으로 금하고 있지만, 이런 행동이 공공연히 자행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을까)와 악의적인 행동 등등. 화장실에 가는 최소한의 권리조차도 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들은 그래도 마땅하다고.
참혹한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사형제를 찬성하고, 끔찍한 사형 집행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사형제를 반대한다고 한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한 특별 법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형제를 없애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의견을 국회에 보냈다. 곧,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데 국민 감정과 여론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사형수들의 운명도 바뀌게 마련이기에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다. 게다가 사형수 감방에 있는 고작 56명의 죄수에게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사형 제도와 죄수의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데 이 책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
또한 여기 사회에 대한 증오, 타인에 대한 증오, 자신에 대한 증오를 이기고 상생의 삶으로 돌아온 한 탕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은, 우리 자신 또한 혹시 누군가, 무언가에 대한 증오를 이기지 못하고 삶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