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한 이민호 시인의 첫 번째 개인 시집이다. 「참빗 하나」에서 기억의 숨결을 가지런히 정돈하는 ‘참빗 하나’처럼 우리네 일상의 헝클어진 정서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서글프게 빗겨 내려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인의 ‘혀’는 영혼의 찢김, 고통의 내면화 과정을 한 편의 시로 거칠게 털어내고 있다. 그 혀를 통해서 그의 시와 삶의 고통에 대한 비극적 감수성이 잉태되고 배설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시는 도시적 삶을 비판하거나 감각적으로 즐기는 데서 시적 상상력의 동력을 찾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시는 인간과 인간, 태어남과 죽음, 눈물과 웃음 사이의 상호 소통적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언어의 무대, 즉 역설의 은어(隱語)들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