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2차 세계대전의 격랑 속에서 행복과 불안, 사랑과 배신의 세월을 헤쳐 가는 한 여자의 일생을 생생한 시대묘사와 섬세한 인물묘사로 서늘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세계대전의 격랑 속에서 시골마을 라우지츠에서 정신착란을 앓는 엄마와 함께 보낸 불우한 유년기, 언니 마르타와 함께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난 1920년대의 베를린,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연인의 돌연한 죽음, 나치즘에 의해 숨통을 조이는 유대인이라는 족쇄… 너무나 파란만장해 몇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가여운 여자, 헬레네의 삶이 그려진다.
작가는 자기 친아버지의 개인사를 고스란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극적인 시대를 산 친할머니의 굴곡으로 점철된 삶을 1차 세계대전 때부터 1950년대까지의 독일 역사와 함께 방대하면서도 미세하게 다룬다. 소설의 내용이 작가 자신의 가족사와 관련됨에도 불구하고 개인사 및 시대사가 감정이입 없이 감각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