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동안 반도체, PC와 인터넷 시대를 거쳐
생명과학, 신재료, 항공우주 개발, 첨단 자동차,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첨단기술을 이끄는
실리콘 밸리 과학기술자들의 열정과 도전을 만나다!
어느 날, 미국 샌호세에서 출간을 묻는 메일이 왔다. ‘실리콘 밸리 반세기의 기술혁명 _세상을 바꾼 과학 기술자들과 그들의 기업’이라는 제목의 원고였다. ‘실리콘 밸리’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우리의 벤처기업 태동과 지원에 맞물려 ‘반도체 기술 산업의 파라다이스’로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어느새 ‘실리콘 밸리’의 시대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돌 정도로 우리의 기억에서 잠깐 잊힌 존재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실리콘 밸리가 아직도 우리에게 유용한가 하는 고민은 어쩌면 당연했고, 지난날 우리가 생각했던 실리콘 밸리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원고를 쓴 필자가 30년 가까이 과학기술자로서 실리콘 밸리에서 한창 왕성한 시절을 보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매력이었다. 게다가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 나이인데 실리콘 밸리는 기력이 쇠하기는커녕 세계 첨단기술의 중심지로 그 위상과 체질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필자의 표현이 또 다른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기술혁명의 중심, 그리고 첨단기술의 핵심지로서 어느덧 60년을 맞이한 실리콘 밸리. 그 세월만큼이나 그곳을 스쳐간 과학기술자들과 그들의 기업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필자는 실리콘 밸리와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해낸 과학기술자들과 그들의 기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실리콘 밸리의 태동과 발전과 위기,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도약하는 실리콘 밸리의 60년을 엮어냈다.
이 책을 원래의 제목으로 하지 않고 ‘세상을 바꾼 과학기술자들 _첨단기술의 빅뱅, 실리콘 밸리 60년’으로 한 것은 실리콘 밸리의 중심은 바로 과학기술자들, 사람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아무리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프로 기사인 우리나라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승 1패로 승리했다 한들 그것들을 창조하고 계속 보완하고 더 뛰어난 기능을 갖추도록 이끄는 과학기술자가 없이는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자’라는 용어가 왠지 낯설고 조금은 격이 낮은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있긴 했다. ‘공학자’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공학자는 학문적인 면을 강조하는 표현이라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들을 아우르는 용어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과학기술자는 공학을 실제 산업에 응용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잡스처럼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했고 이를 발판으로 기업 세계에 뛰어들었으므로 이보다 더 적절한 용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