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우리 마음속 뜨듯한 아랫목에 고봉밥처럼 품고 싶은 책.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 『사람이 뭔데』. 느릿한 호흡과 그윽한 시선으로 모든 살아있는 것의 제자리를 생각하는 전우익의 참사람됨을 3권으로 찬찬히 음미한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인 신경림이 "깊은 산 속의 약초" 같다고 했던 지은이의 첫번째 지혜걷이. 늘 농사짓는 얘기밖에 안 하지만, 그토록 소박한 얘기 속에는 삶을 통찰하는 예지가 깃들어 있고, 삼라만상을 바라보는 관세음보살의 눈길이 담겨 있다.
"세상에 나는 물건을 사람만이 독식해서는 안 되지요. 새와 곤충이 없이 사람만이 산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그런데도 혼자 먹겠다고 야단이지요."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
시인 최영미가 "정돈된 아름다움, 정직한 세월의 초상"이라고 경의를 표한 지은이의 두 번째 지혜걷이. 세월을 살되 세월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 진한 삶이라 하고, 나무 팔때 곁에 어긋나게 파면 힘드니 사람도 저 생긴 결따라 살라 한다.
"따뜻한 남쪽을 향한 나뭇가지가 좀더 크고 긴 걸 보고 북쪽의 나뭇가지가 남쪽으로 가지는 않는데, 사람들은 편하게 잘 살겠다고 도시로 몰려가서 시골은 텅텅 비었어요."
『사람이 뭔데』
슬하에 천지만물을 두고 애지중지 보듬으며 사는 지은이의 세 번째 지혜걷이. 인권에만 매달린 사람은 가짜사람 같고 천지만물에 깃든 성스러움과 존엄함을 알고 받드는 사람이야말로 참사람 같다며 이 시대 참사람의 부재를 안타까워한다.
"생나무보다는 고사목, 좀 썩은 나무, 집 뜯은 나무가 좋은 걸 알았어요. 사람도 어느만큼 썩어야, 풍상도 겪어야 사람맛 나는 사람 되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