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정책이 추진된 1990년대 이후 시장질서에 압도되었던 노동법이 다시 본연의 임무를 깨닫고 자신의 독자성과 규범력을 회복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연구서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노동 판례와 노동관계법의 변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노동법이 사회법으로서의 의의를 회복하고 재활성화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양극화 등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과 노동법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서 노동 판례에 대한 개별적 연구 결과를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노동법 학계에서는 판례 법리의 변화 추세에 주목하고 관련 판결의 의미와 영향 등을 분석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개별 판결이 다룬 개별 쟁점에 주목하여 고립되어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노동 판례 변화의 전체적 모습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한국에서 사회적 양극화가 고착화된 2000년대 이후 노동법의 각 영역에서 판례가 변화하는 모습을 통합적으로 살펴보았고, 그 작업의 결과는 근로빈곤층, 사회적 양극화, 비공식 고용의 확대 등의 사회 현실에 대해서 법원이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했는지를 파악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지난 10년 동안의 노동 판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의 임금 근로자와 노무공급자들이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도 들여다보았다. 이와 더불어 냉혹한 시장질서 아래에서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보호막을 제공함으로써 노동법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