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인생의 행복한 동반자
어쩌다 마주친 발레
‘5년이라는 시간은 내가 살아온 인생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프로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인생을 투자한 시간에 비하면,
어쩌면 비교 자체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발레를
만난 이후의 삶은 그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우연히 발을 들이고 하나하나 배워 가면서 그동안
직업으로 일하며 쏟았던 열정하곤 다른 색채의 열정이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_본문 중
예전과는 달리 발레Ballet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꽤 대중화된,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고 본다. 우리 어릴 적엔 달랐다. 동네에 ‘유아 발레’나 ‘취미 발레’를 내 건 학원이 하나 없었고 가끔씩 누군가 발레를 전공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동화에 나올 법한 막연한 동경이나 로망을 품은 세계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발레에 우연찮게 입문한 뒤 5년 동안 겪은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발레의 ‘ㅂ 자’도 모르는 문외한이던 저자가 발레의 매력에 빠지면서 실제로 겪은 경험담을 풀어낸 책이다. 어쩌면 발레를 시작하는 단계의 초보자가 읽으면 적당한 정도의 수준일 수도 있다. 저자 역시 발레를 처음 배울 무렵에는 지식이 ‘전무’했고 하나하나 알아 가는 동안 깊은 생각을 갖게 된 인물이다. 그런 만큼 책에 담은 내용 역시 전혀 어렵지가 않다. 단지 전공자가 보기에는 당연한 매뉴얼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처음 발레를 시작하고자 하는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정말 궁금해 할만한 기본 사항을 모두 갖춘 정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취미로 발레를 시작하는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발레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으로서 발레를 접하는 사람’과 ‘본인이 직접 발레를 배우면서 공연이나 관련 이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다(물론 나는 후자에 속한다). 전자는 어차피 뒤늦게 발레를 시도해도 발레리나나 발레리노 같은 라인이나 테크닉은 꿈도 못 꿀 테니, 그보다는 공연 관람에 집중하겠다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발레는 운동, 예술을 떠나서 그 기본이 몸의 무브먼트, 즉 ‘춤’이다. 춤을 단순히 정의하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한 번이라도 직접 동작을 해 봐야 한다. 그래야 언어가 아닌 교감의 도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머리로만 분석하는 대신 과감히 이 세계에 ‘직접 발을 담가 보라’고 권유하는 바다. 세상 산해진미를 사진으로만 봐서 뭐 하겠는가? 정작 ‘그 맛’을 모르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