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유령이 된 맑시즘 대신 현란한 라캉주의 정신분석학은 학계의 이론적 블루칩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프로이트/라캉의 정신분석학을 분석하려고 했던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의 도전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의 도전은 지나치게 소박하거나 아니면 탈정치적인 것으로 무시되어버렸다. 무엇보다 그런 이론들이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정신분석과 무엇을, 어떻게 협상하고 있는지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왜 이들은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처럼 정신분석학과 깔끔하게 결별하지 않으면서, 애증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가?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은 어떤 이론적 이해관계가 있는가? 정신분석은 페미니즘에 살모충동을 느끼고, 페미니즘은 정신분석학에 살부충동을 느끼면서도 두 이론이 서로 협상하고 공모하면서 얻어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그런 반목과 갈등에서 페미니즘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