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자 시인은, 정형이라는 현저한 외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원초적 통일성’을 회복하려는 서정 양식의 본래적 지향을 풍부하게 구현하고 있다. 그것은 형식의 절제에서 오는 효과이자, 언어를 적정하게 배치하는 그녀의 역량에서 오는 자의식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가 구현하는 시적 성취가, 한편으로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시간을 유추하게끔 하는 유력한 형질로, 다른 한편으로는 서정시가 오랫동안 쌓아온 핵심 기율로 나타난다고 믿게 된다. 결국 그것은 망각된 것들을 복원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온 예술 본래의 경험적 방법론으로서, 빛나고도 선명한 기억을 통한 시간에 대한 헌사로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