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세계로 거침없이 발을 들이는 힘
쉽게 지우지도, 쉽게 품을 수도 없는 ‘너’의 흔적
이혜미의 두번째 시집 『뜻밖의 바닐라』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첫 시집(『보라의 바깥』, 창비, 2011) 이후 5년 만이다. 시인은 2006년 19살의 나이로 문단에 나와 올해로 등단 10년째이며,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서 꾸준히 시작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자신의 시 세계를 밀어붙이는 힘은 더욱 강해졌고, 새로운 관계 앞에서의 주저함은 덜어냈다.
또한 화자가 타자를 만나, 한 몸이 된 듯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각에 대한 고백의 시어들은 더욱 과감해졌다. 안팎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썰물 밀려가듯 흘러가는 감정에 대한 높은 집중력은 그를 표현해내는 시어들을 만나 마치 그림을 그려내듯 시각화되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