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을 다시 생각하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무척 평범하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면서(혹은 믿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문득,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찾아올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절친의 집에 놀러갔는데, 그 집안의 가풍이 우리 집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목격했을 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척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필연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집, 좀 이상한 건가? 정상이 아닌가? 대체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이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본 경험일 것이다. 내가 남들과 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것은 비약으로 보여도 무척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린 모두 자신의 경험치나 환경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누고, 판단하는 데 익숙해져 있으니까.
『레몬이 가득한 책장』의 주인공인 칼립소 역시, 단란한 메이네 집을 드나들게 된 뒤부터 독립적이고 다소 적막한 자기네 집(한부모 가정)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격렬하게 고민하는 평범한(?) 중학교 1학년 여자아이이다. 난생처음 절친을 사귀면서 ‘문화 충격’을 받은 칼립소의 고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빠와 자신이 회피하고 있던 묵직한 상처에 가 닿으며 흡사 기적과도 같은 변화를 일구어 내기에 이른다. 엄마가 죽은 뒤 세상과 단절된 채 책 속에 빠져 살던 부녀가 곪아 버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세상의 일부’가 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 다른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과 심리적 고립감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이와 함께 ‘인간은 섬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제 의식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어, 따뜻한 연대와 교류의 가치 또한 전해 준다. 무엇보다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의미 있는 사유를 통해 정상의 범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면서, ‘우리는 다 다르게 살고, 조금씩 이상하지만, 모두 정상이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