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아시아 연구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방법론의 기초를 포괄적으로 소개하는 ‘입문서’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말이 입문서이지,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 몸담고 있는 여러 선생님들의 오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일국적 시야에서 벗어나 ‘동아시아’라는 넓은 맥락 속에서 인문학을 연구하고자 했던 동아시아학술원은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연구를 통해 기존의 분과 학문에 뿌리를 둔 학문 패러다임을 극복하고자 했다. 그에 따라 대학원 동아시아학과가 설립되면서 ‘동아시아학’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가 더욱 절실히 요청되었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동아시아학과 여러 선생님 어느 누구도 ‘동아시아학’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각자 문학, 역사, 철학, 사회과학 또는 한국학, 중국학, 일본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전공하였다. 물론 다양한 관점에서 동아시아를 고민해오기는 했지만, 우리가 비판하고 극복하고자 하던 ‘분과 학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대안으로서의 동아시아학’을 찾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체계적인 ‘동아시아학’으로의 안내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이 책이 실망만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아시아를 연구하기 위해 걸어가는 수많은 갈래길들과 그 여정의 즐거움을 살피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신선한 자극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