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 정체상태에 빠진 오늘의 한국문학에 거대한 지진!
1000쪽 가까운 호한한 분량을 일관하는 임우기의 논리와 지향은 가히 ‘핵폭탄’급이다. 이 책 어느 곳에서 그는 시 「거대한 뿌리」를 인용하고 나서 김수영의 문학사적 위치에 관하여 이렇게 말한다. “이 당혹스럽고도 거친 직설화법의 시는 한국의 기존 시단에 대한 전례 없는 도전이면서, 시사詩史적으로 볼 때 그 자체로 새로운 시학의 탄생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김수영의 시에 이르러 한국시는 이미지나 비유의 조작 없이도 거친 생활언어가 시적인 언어로 ‘초월’하는 새롭고도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단호한 언명은 약간의 필요한 수정을 가하면 그대로 임우기의 비평작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평론집은 ‘4·19세대의 서구적 자유주의와 근대 이성주의’의 한계에 대한 ‘새롭고도 강렬한’ 문제제기로서 ‘기존 평단에 대한 유례없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임우기 특유의 낯선 개념과 집요한 분석이 부과하는 난삽함을 넘어 그가 설파하는 “우주와 인간이 상생하는 새롭고 상호유기적인 문학의식의 탄생”에의 미학적 기획이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만 한다면 이 평론집은 이론적 정체상태에 빠진 오늘의 한국문학에 거대한 지진을 불러올 것임에 틀림없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