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검은 곰 한 마리가 몹시 배가 고픈 듯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습니다. 곰의 시선을 따라 표지를 넓게 펼쳐 보면 빽빽한 나무숲에 빨간 집 한 채가 보이는데, 이는 곰과 이 집에 사는 아이들 사이에 벌어질 해프닝에 대한 암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싸 주신 도시락을 메고 소풍을 나선 남매가 자리를 잡은 곳은 집이 보이는 강나루입니다. 아이들끼리 집을 나선 부분은 다소 불안감을 주지만, 집이 보인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이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표지에서 굶주림에 찡그리고 있던 바로 그 곰이 집에서 조금 떨어진 숲 속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굶주림에 허덕이던 곰이 남매의 도시락을 빼앗아 먹는 장면에서는 지금까지의 공포스런 곰의 모습은 간 데 없고 마치 아이들처럼 순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이들도 곰의 순진한 구석을 알았던 걸까요. 뒤이어 아이들의 고함 소리에 놀라 곰이 도망치는 뜻밖의 반전은 황당하지만 꽤 만족스러운 해결책이라 생각됩니다. 짧지만 줄거리가 짜임새 있는 이 책은 글과 그림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되고 있어 아이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반복되는 단어나 감탄사를 통해 재미있게 따라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Pamela Allen작품의 과장되어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과 극적 반전의 스토리가 돋보이며, 특히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 그리고 전치사나 라임을 의도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아이들이 언어 감각과 더불어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