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해도 바람이 스며드는것은 막을수가 없는지. 결혼 10년차로 누구보다 사랑하는 부부인 에드워드(리차드 기어)와 코니(다이안 레인). 누구 보다 애처가이고 일도 열심히 하지만 아내와 8살 아들에게도 충분히 사랑을 베푸는 지극히 가정적인 남편이다. 코니가 원해서 뉴욕 교외에 집을 마련하고 무엇하나 부러울것 없는 행복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새고 있는 바람을 어찌 할것인가 .

어느날 코니는 뉴욕 시내로 쇼핑을 갔고 마침 지나치게 강한 바람이 불어 양손에 들고 가던 물건들이 바람에 날아가고만다. 다시 줍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이번에는 앞에서 헌책을 잔뜩 안고 오던 폴 마텔(올리비에 마르티네즈)와 부딪혀 넘어지고만다. 프랑스 남자인 폴은 근방의 자기집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듯하다. 바람에 널부러진 코니의 물건들을 집어주고 자신의 집에 데려가 아까 넘어지면서 다친 코니의 무릅을 치료해준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길을 보냈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과 말투에 서서히 녹아 들어가는 코니.여기 까지는 하룻밤에 불장난 이었으면 했다.

일상으로 돌아온 코니는 무심코 펴든 책속의 연락처로 다시 그를 떠올리게 되고 한번더 그를 만날 결심을 한다. 이제는 시작일뿐이었다. 틈만 나면 폴을 만나 즐기고 돌아오는 코니. 이를 어쩌랴. 남편이 외도를 한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회사일에만 매달리는것도 아닌데 어이하여 이런식의 배반을 해야하는지... 폴을 생각하다가 음식을 태우고 폴과 즐기다가 아들 하교시간을 놓쳐 기다리게 하고 심지어는 친구들과 우연히 만났을때도 일부러 찾아온 폴과 화장실에서까지 즐겨야 했는지...

바람은 한번 터지면 물불을 못가리는가 보다. 이유없는 코니의 외도는 계속되고 그녀의 이해되지않는 행동들에 서서히 의심을 하는 에드워드. 그래서 홍신소를 통해 그녀의 적나라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게된다. 분노를 삼키며 코니를 바라보는 에드워드. 그는 폴을 직접 만나보기로 한다. 그날도 간발의 차로 코니는 벌써 다녀갔다. 폴에게 한잔의 술을 얻어 마시면서 그의 시야에 들어온것은 어디선가 본것같은 스노우볼이었다. 발리로 출장을 다녀 오면서 결혼 25주년이 되면 읽어보라고 편지까지 넣어준 스노우볼이 왜 여기에... 순간 아내에 대한 모든 신뢰감이 무너지며 야속해 보이는 폴의 머리를 스노우볼로 내리쳐 버린다.

시체는 쓰레기 하치장에 버리고 모른척 일상생활을 하는 에드워드. 폴의 죽은 소식을 접하는 코니의 모습을 훔쳐 보면서 괴로워한다. 결국 이일의 범인이 남편이라는것을 알게된 코니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폴에대한 미안함으로 어쩔줄을 모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처리되고 부부는 짐을 사들고 멕시코를 향한다. 가다가 사거리 신호등 앞에 차를 세우고 포옹하는 두 부부. 마침 옆에는 경찰서의 네온사인이 보인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난다.

그냥 멕시코로 떠나서 살았는지...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했는지는 관객의 판단 몫이었다.

청춘의 아이콘 이었던 리차드 기어와 다이안 레인, 이 영화 개봉당시에 40대 였지만 여전히 섹시하고 멋진 배우들이었다. 특히 다이안 레인은 캐릭터를 너무나 잘 소화시켜 코니 장본인이였던것같다. 이제는 또 13년이 흘러 더 나이를 먹었겠지만 말이다. 결론은 바람이라는것은 이유도 없고 말그대로 바람인것 같다. 느닷없이 맞을수도 있고 휩쓸릴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