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그 속내를 드러내다
대학만 들어가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입맛대로 스타일링에, 조금 더 화끈해져도 괜찮을 것 같은 연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만 골라 할 수 있는 시간표 짜기와, 가슴 두근거리는 '진짜 학문'을 맛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는 한 시간 내내 교재를 읽고 있는 교수 앞에서 산산이 무너져 버린다. 푸른 풀밭에 앉아 교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토론을 한다는 건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보다 비현실적인 상상일 뿐이다. 이 책은 조한혜정이 이 대학생들과 함께, 과다 경쟁 시대, 위험 사회, 고실업 불안정 고용 시대, '신자유주의'로 설명되는 시대가 만들어 내는 '겉도는 제도, 헛도는 삶'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궁리해 보는 수업의 기록이다.
세상을 향해 소리 치고 춽지만, 그랬다간 세상이 훅 한 번 더 날릴 것 같아서 속에 담아 두고 있던 고민들. 이들이 진솔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 이 책에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88만원 세대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엿볼 수 있다. '까칠한' 세상에 잔뜩 겁을 집어 먹고는 고분고분, 어른들의 말을 너무나 잘 듣는 학생들에게 이 책은 겁쟁이여도 괜찮다고 말해 준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회에서 버티느라 겁쟁이가 되었다면, 겁쟁이의 방식대로 세상 한 번 살맛 나게 살아 보라며, 무서워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열쇠말을 들려준다.
온오프 강의실에서 이뤄진 교수와 학생의 수업 안팎의 상호 작용을 세세하게 옮겨 놓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책 속 강의를 토대로 자기 상황에 맞는 배움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