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우는 북 자명고(自鳴鼓)
천 개의 해가 뜨고 천 개의 달이 지자 솥 안에서 짐승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소의 귀, 토끼의 눈, 낙타의 머리를 가진 이룡이었다. 고서는 말한다. 「이룡은 뿔이 없으며 만물에 해를 끼친다. 이 용의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면 그 북은 적군이 오는 것을 저절로 알려 주는 신령한 북이 될 것이나 결국은 그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며, 이 용의 심줄로 활을 만들면 그 활은 겨눈 것은 모두 맞히는 신궁이 될 것이나 결국은 그 주인을 잡아먹고 말 것이다.」
왕자 호동
“내가 연랑의 자명고가 되겠습니다. 낙랑을 치러 오는 적이 있다면 내가 그들을 벨 것이고, 낙랑이 치고자 하는 적이 있다면 내가 그들을 쓰러뜨릴 것입니다.”
높은 무공, 아름다운 외모. 고구려의 자랑 왕자 호동. 친부를 죽인 철천지원수 사휴왕의 계략에 빠져 연인 낙랑공주를 잃고 만다. 옥연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나라의 운명도 걸 수 있다.
공주 옥연
“한 가지만 생각하겠어요. 이 북을 찢는 걸 전하께서 원한다는 것. 내 운명은 이미 왕자 전하의 것이니, 전하를 위해 이 일을 할 것입니다.”
하늘이 내린 미모와 총명을 겸비한, 낙랑에 볼 것이라곤 공주 하나뿐이라는 소문의 주인공. 호동의 단검으로 자명고를 찢고 그 단검에 차디찬 몸이 되어 호동을 맞이한다. 그녀의 운명은 이대로 끝날 것인가.
낙랑국 호위대장 재하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호동의 간을 먹지 않는다면 나는 사내대장부가 아니다!”
옥연을 연모해 그녀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이 없는 덩치. 호동 때문에 공주가 죽었다고 오해한 후 그의 인생에 남은 것은 오직 복수뿐이다.
시녀 예초
“사람들이 이렇게 번성하는 것은 분명 전쟁 때문이 아닐 거예요. 다른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저는 그걸 찾으러 왔답니다.”
짓궂은 장난기가 똑똑 듣는 까만 눈동자의 처자. 호동과 옥연을 이어 준 은인이며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운 행적으로 사건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황룡국 사휴왕
“황룡과 고구려가 싸울 것이니 그 강대함이 허물어지리라. 다시는 제사를 이어 가지 못하리라. 흑암이 닥쳐오리라. 흑암이 천하를 덮으리라.”
고구려를 파멸시킬 목적으로 자명고를 만든다. 얄미운 호동 때문에 낙랑으로 가게 된 자명고를 되찾기 위해 또 다른 사악한 음모를 꾸민다. 천하 제패의 야욕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무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