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객토문학] 동인 13집 『꽃 피기 전과 핀 후』가 출간되었다. 이번 동인지에서는 지난 1990년대 처음 동인을 결성하고 함께했던 동인들의 작품을 다시 읽고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13집을 내며’에서도 밝혔듯이 “동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느낀 것은 시간을 몇 굽이 넘어왔는데도 우리 삶이 변한 것 하나 없다는 것”, 그리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인들이 서 있는 위치가 전혀 변화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동인지에서 지난 시절 처음 열정으로 똘똘 뭉쳐 함께 강을 건너고 골을 넘었던 동인들의 작품을 가려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특히 강영화의 「바퀴벌레」나 성영길의 「역사의 이름으로」, 신미란의 「다시 살아올 동지여」를 읽으며 시퍼렇게 뚫고 나왔던 1990년대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이 진저리 치기도 했으며, 제순자의 「뇌물 공화국」을 읽으며 지금도 사회에 뿌리 깊게 스며있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씁쓸하기도 하였다. 박능출의 「만성두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어디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박명우의 「숟가락 하나」를 읽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목숨 줄이 밥줄에 죄어 있는 노동자의 현실에 한숨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아가 2부에서는 동인 개개인의 철학이 배어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나 시를 읽는 독자들이 함께 시를 통해 현실을 공유하고 치유하고자 시와 산문을 통해 동인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대의 민낯과 이 시대의 한복판을 뜨겁게 살아간 선배들의 삶을 시로 표현하고 산문으로 써 낸 최상해 시인의 「통일표」는 통일 노래를 평생 부르신 이기형 선생님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애틋함이 더하다. 언제나 현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객토문학] 동인들의 열정을 만나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