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뱅크스, 그의 무시무시한 상상력이
빚어내는 현실과 환상의 이중주
현대 영국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설가 이언 뱅크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자 작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끝 모를 상상력과 중층적 구조, 정교한 구성,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다양한 상징과 은유, 복선들이 마치 정교하게 흩어 놓은 퍼즐 조각들처럼 곳곳에 깔려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듯 책을 읽어 나가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심지어 소설에서 한 번도 명시되지 않는 주인공의 이름조차 작가는 여러 단서들을 여기저기 배치해 독자들이 추측해 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튀어나오는 유머 감각도 독자를 즐겁게 한다. 이처럼 이 책은 한번 잡으면 좀처럼 손에서 놓기 어려운, 또한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는 다시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되는 중독성 강한 소설이다.
한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다리를 바라보며 차를 몰고 가다가 앞에 정차해 있는 자동차를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한편 또 한 사내가 의식을 잃은 채 강물에 떠내려 오다 「다리」 위의 사람들에게 구조되고, 그들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그에게 존 오르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이들이 사는 「다리」는 하나의 도시, 하나의 국가, 하나의 세계로, 그것이 어디서 끝나는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다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존 오르는 어느 날 우연히 사라져 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던 도서관을 찾아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