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문명의 전 역사를 다루는 첫 번째 한국어 책
앙코르 문명은 이제 신비의 문명이 아니다. 앙코르 문명의 숨겨진 측면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제 역사학의 영역으로 속속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16세기에 앙코르 유적을 발견한 서양인들은 이처럼 거대하고 정교한 건축물을 야만적인 현지인이 건설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알렉산더 대왕이 건설했다는 억측에서부터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가 건설했다는 학자의 설까지 갖가지 창작이 난무했다. 그러나 이제 앙코르 왓을 비롯해 1천여 개가 넘는 앙코르 유적들을 고대 캄보디아인이 건설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유적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세계인이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인류 공동의 보물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앙코르 문명의 전모가 제대로 밝혀지고 평가받은 것은 아니다. 아직도 앙코르의 고대 역사를 다루는 책에는 인도의 영향으로 앙코르 문명이 세워졌다는 가설이 마치 정설처럼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찰스 히검은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며 앙코르 문명의 독자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학자이다. 비록 왕의 이름이나 비문, 벽화에 인도의 제신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있지만, 이것이 인도인의 식민지로 앙코르 문명이 출발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히검은 지적한다. 오히려 생존력이 강하고 창조적인 토착 문명이 외래문화를 수입한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의 말라위 야오족의 이슬람화 과정과 비교하면서 앙코르 문명의 독자성을 입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