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영상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 문화 환경에 적합한 새 문학 컨텐츠 창출 및 적용”이란 기치 아래 태동한 미니픽션작가모임의 네 번째 작품집. 모두 22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작품집에서는 닭을 주제로 한 테마작 18편과 작가들의 자선작 47편이 1부와 2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먼저 닭을 주제로 한 테마작 1부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죽을 위기를 몇 차례 넘기고 닭발집에 흘러들어가 ‘불사조’란 호칭을 부여받고 새벽 다섯 시 반이면 목청을 있는 힘껏 돋워 새 아침이 왔음을 알리게 된 수탉의 끈질긴 생명력을 그린 구자명의 「불사조의 아침」을 비롯하여 풍자와 해학,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재미난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다.
한편 2부에서는 출근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매일 아침 20층에서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한 남자의 엘리베이터와의 시간 싸움을 통해 현대인의 조급증을 예리하게 꼬집은 권여선의 「어느 날 문득」, ‘당신이 부르고뉴 와인을 알아?’ 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의 부재를 틈타 홀로서기를 꿈꾸는 아내의 반란을 경쾌하게 그린 김명이의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등 우리네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알토란처럼 엮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