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집에 첫발을 내딛다
마흔넷의 미혼 여성이 도쿄의 ‘만주야’라는 상점 옆 오래된 주택에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를 도와드리게 된다. 늘 다니는 길목인데도 우거진 나뭇가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할머니의 집에 들어서면서, 큰 어려움 없이 살던 이사미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드디어 지키고 싶은 것을 찾은 이사미는 할머니의 집을 사고 싶어 하는 부동산업자와 밀당을 벌이며 할머니의 까칠한 딸을 설득하는데….
『만주야 상점 옆 예쁜 집』은 일본에서 수필가로 널리 알려진 기시모토 요코의 첫 소설집인 만큼 수필처럼 술술 읽힌다. 할머니의 주택을 사이에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린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하고 부모와 자식, 친구,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한다. 성장 후 사별한 부모, 유산을 남겨주고 갑작스럽게 떠난 오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세상 물정 모르고 지낸 이사미와 무쓰코 할머니의 딸 가네요의 대화에는 부모를 홀로 부양해야 하는 외동딸의 부담과 애틋함이 담겨 있다. 또 결혼한 친구들과 소원해진 관계, 노후에 대한 걱정 등 나이를 먹으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을 싱글녀 이사미를 통해 현실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