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예술은 누구를 위해 슬퍼하는가?
장애인, 추방자, 유대인, 창녀, 유색인, 자살자, 유기아와 사생아, 성 소수자
세상의 모든 소외된 자들을 위한 소외된 자들의 예술
정신과 의사, 오페라 평론가, 문화 예술 칼럼니스트, 풍월당 대표 등 명함이 모자랄 정도로 직함이 많은 박종호. 그의 책 『불멸의 오페라』는 오페라의 바이블로, 그가 운영하는 클래식 전문 음반 매장 ‘풍월당’은 클래식 마니아들의 성지로 유명하다.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불멸의 오페라』,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등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그가 새 책 『예술은 언제 슬퍼하는가』를 선보인다. 이 책에는 그가 수백 차례 유럽 여행을 다니며 수천 편의 공연을 보고 들은 경험과, 책 뒤편에 밝힌 180여 편에 이르는 책, 영화, 공연 영상 등의 참고 자료를 섭렵한 그의 전방위적 지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박종호가 이전의 책들에서 주로 개별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왔다면, 이 책에서는 여러 작품들이 품고 있는 주제들을 씨줄로 엮어 이야기한다. 여러 장르의 다양한 명작들 속에서 나타나는 공통되고 중요한 주제들을 선별하고, 그 주제별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대표적인 소수자들인 “장애인, 추방자, 유대인, 창녀, 유색인, 자살자, 유기아와 사생아, 성 소수자” 등 여덟 가지의 주제 아래, 음악, 문학, 영화 등 여러 예술들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주제가 여러 종류의 예술 속에서 어떻게 형태와 시각을 달리하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가를 살펴본다. 또한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보다 더 극적인 예술가들의 삶과 사상도 함께 조명한다.
예술은 “사사로운 욕심에 함몰되었던 우리에게 세계를 열어 주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진리를 드러내는 것”이며, “삶과 실천 사이에서, 개인의 윤리와 세상의 정의 문제를 마주쳐 보고, 자신의 인식과 세계 사이의 간극에 막막해지는 것”이다. 우리를 불편하고 아프게 하는 것, 그것이 진짜 예술이다. 예술이 주는 고통을 견뎌 낼 때, 비로소 내 속에서 진정한 예술이 된다. 카프카의 말처럼, 진정한 예술은 “사람들의 얼어붙은 내면의 얼음을 깨는 도끼 같은 것”이다.
예술이 슬퍼할 때, 예술이 진정으로 눈물 흘릴 때, 비로소 우리는 지고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고, 그런 예술이야말로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