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군요.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닙니다.”
우디 앨런이 풀어내는 거짓말 같은 현실 세계, 실제 같은 허구 세계
소설과 시나리오, 희곡, 칼럼 등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뉴요커 뿐만 아니라 철학서만 읽는다는 파리지앵들의 환심까지 온 몸에 받고 있는 영화 감독이자 작가 우디 앨런. 그가 선보이는 총 18편의 단편에는 철학과 음악, 미술, 과학 등 모든 예술적 장르에 대한 탐구 정신과 패러디 기법, 자전적 성찰 등으로 빚어낸 인생에 대한 철학적 유희가 한껏 발산되고 있다. 음식에 관한 단상을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패러디하고, 사람들의 속물근성을 풍자해 웃음 뒤에 페이소스를 느끼게 만드는 등 재기 발랄한 위트와 독설이 가득해 양질의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인간의 고뇌를 담고 있는 탄탄한 문장에서 이야기의 힘이 느껴진다.
우디 앨런은 광범위한 사회 계층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소재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날카로운 풍자의 칼을 휘두른다. 아들을 고급 사립 유치원에 입학시키려고 뇌물을 쓰다 전 재산을 날리는 부부, 성스러워야 할 기도문마저도 이베이에 주문하는 사람들, 허황된 물욕으로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남자, 자신들의 속물근성이 유모에 의해 까발려질 위기에 처하자 그녀를 독살하려는 부부, 치료비 대신 천재 작곡가의 곡을 받았다고 좋아하지만 값어치 없는 그 곡들 때문에 결국 파산하고 마는 정신과 의사…….
우디 앨런이 요리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고 비굴하며 위선적이다. 그러나 이처럼 슬프고 고단한 인생을 그는 한없이 지적이고도 유쾌한 언어로 그려내고 있어, 인간에 대한 그의 따뜻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우디 앨런의 포복절도 달콤쌉싸름한 풍자와, 유쾌하면서 비통한 농담 속에서 평등과 인간에 대한 존중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들을 만남으로써 인생의 중요한 지향점을 배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