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기보다 어딘가 모르게 친근감마저 느껴지는 새빨간 악마 다섯이 뭔가를 차지하려는 듯 기다란 손톱을 세우며 손을 뻗고 있습니다. 이들이 탐내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표지를 넘기자 한 녀석이 빨갛고 둥근 물체를 들고 흡족해 하는 모습이 보이고, 새빨간 속표지에는 지구를 들고 있는 악마가 나옵니다. 각기 다른 조각상 안에 살고 있는 다섯 악마는 매일 밖으로 나와 자연 풍경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엉뚱한 결정에 합의를 하고 마는데요,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가져가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연을 어떻게 옮길 수 있냐고요? 걱정 마세요. 해는 나무 위에 올라가서 따면 되고, 하늘은 두루마리처럼, 그리고 땅은 양탄자처럼 둘둘 말면 되지요. 그리고 바다는 컵에 담고, 달은 매미채로 따 담으면 그만입니다. 이처럼 악마들이 자연을 가져가는 방법은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발상만큼이나 단순하고 획기적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머지않아 각자 가져간 자연물들이 함께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따로따로 존재해서는 그 아름다움을 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다시 제 자리로 돌려 놓은 세상은 아름다움을 되찾게 되었고, 다섯 악마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서로의 욕심을 버리고 함께 나눌 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기 때문이겠지요.
간결한 문장에 걸맞은 단순하고 강렬한 그림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있는 탐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명쾌하게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에게 나눔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