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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현대성
글쓴이
주은우 저
출판사
한나래
출판일
2003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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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인문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어떤 균열들을 경험하게 된다. 케이블 방송과 위성 방송 시대에 텔레비전 채널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정작 텔레비전에서는 볼 만한 것이 없다. 면접시험에 대비해 고가의 ‘명품'을 무리하게 장만해 몸을 치장한다거나,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신체 변형을 주는 성형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이나 영화에서 볼 때는 굉장히 아름답고 멋지게 보였던 곳이 기껏 가보면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외모에 신경을 쓰고, 카메라의 시선을 통과한 이미지는 직접 경험하는 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문화적 조건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의문을 품는다. 자신의 눈을 통해 수행하는 이 '본다'는 행위 자체도 자신 바깥의 이미지나 시각 매체 및 그와 결부된 어떤 사회적 힘들에 의해 일정한 방식으로 유도되거나 구조화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 말이다.

이 책 시각과 현대성 은 이런 의문들의 일부에 답하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이다. 저자는 '본다'는 것의 문제에 파고든다. 이 책에서는 정신 분석학과 몇 가지 사회 과학 이론들에 기대고 역사학, 미학, 영화 연구 등에서 나온 성과들을 활용하여 '현대성의 시각 체제 the scopic regime of modernity'란 것의 구조와 변동 과정을 해명하려 하였다. 먼저 시각적 주체, 즉 '보는 주체'의 구성 과정과 시각 체제를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구성한 다음, 선 원근법의 구조를 합리성과 주체 구성이란 면에서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17세기이래 현대성의 인식론적, 경제적, 정치적 조건과 상응하는가를 규명하려 하였다. 마지막으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세기 전환기의 거대한 격동 속에서 선 원근법에 기초한 시각 체제가 어떻게 변동을 겪었는가 또 그 변동 속에서 어떻게 그 기본 구조를 보존하였는가 하는 것을 추적하였다. 결국 이런 작업을 통해 현대 영상 문화의 조건과 그 속에서 구조화되는 특정한 시각의 문제를 파헤친다.

이 책은 유례 없는 규모의 시공간 압축과 실질적인 지구화 및 가파르게 발전하는 테크놀로지들에 의한 새로운 시각적 조건 속에서 현대성의 시각 체제의 기본 골격이 연속되는 지점과 변화 또는 단절되는 지점들을 짚어 보는 발판이 될 것이다. 비록 서구 현대성 및 서구에서 발명된 원근법에 집중하고 있어 오늘날 우리의 시각 조건에 대한 완전한 해답이 될 수 없지만, 서구적 현대화의 길을 걸어 왔던 우리 사회 역시 합리성과 주체성의 원리를 축으로 하는 현대성의 문화를 추종하고 전일화해 왔다는 점에서 서구 현대성의 해부는 우리 사회와 문화 자체에 대한 해부이기도 하며 그 기초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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