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성경해석학, 역사, 문학비평, 정신분석, 법학, 정치학 등의 분야에서 종교적 믿음의 가치와 사회정의를 방어한 이 윤리주의 철학자 혹은 ‘델포이 신탁’의 해석자 폴 리쾨르의 해석학적 정체성은 무엇일까?
저자는 리쾨르가 의심의 철학자라기보다는 믿음의 철학자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지 그가 종교적 의미의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종교적 믿음의 결과로 형이상학에 대한 믿음 혹은 사유의 전통에 대한 믿음도 갖고 있음을 뜻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유가 표현되는 언어와 담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씌어진 작품의 거짓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