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동화를 한 권으로 묶었습니다. 작가는 홀로 사는 할머니와 사람들에게 내몰린 고양이, 아파트 한쪽 벽을 차지한 편지함, 쓰레기장에 버려진 까만 비닐봉지 등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동화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보리밭 두 동무」는 한국전쟁 후로 오십 년 동안 반목하며 지내온 두 집안이 간밤에 특별한 손님 둘의 방문을 받은 뒤, 화해를 이루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진지한 주제이지만 맛깔난 말맛과 익살이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듯 유쾌하며 정답습니다.
「편지함」은 길고양이들을 돌보며 홀로 살아가는 할머니와 두 악동이 편지함을 매개로 만나고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할머니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두 악동이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가 사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까만 봉지 빈」은 태어나 한 번도 무언가를 담아 본 적이 없지만 가치 있는 데 쓰이고 싶다는 큰 꿈을 가진 비닐봉지의 짧은 모험담입니다. 하찮은 존재라도 남에게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