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하게 데운 청주 한잔이 그리워지는 소설이다. 역전 선술집. 안주의 취향뿐 아니라 타인과 거리를 두는 법도 닮아 있는 '선생님'과 30대 후반의 제자가 만난다. 고래 고기 한점에서 유도후로 안주가 바뀌고, 선술집에서 온천, 꽃놀이 등으로 시공간이 옮겨가는 동안 둘의 거리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허물어 내리고, 그렇게 기발한 취향도 자극적인 환상도 없이 담담히 써내려간 잔잔한 사랑 이야기는 늦가을 쓸쓸한 바람처럼, 여운이 깊다.
가장 '일본스러운 작품'에 수여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작으로, 37세 늦깎이 나이로 등단하여 권위 있는 일본 문학상을 차례로 휩쓴 '우화의 마술사' 가와카미 히로미의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 그녀는 이 작품으로 일본 최대의 도서유통회사 도한(Tohan)이 유명 작가, 평론가, 예술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에서 '2001년 가장 인상 깊은 책'이라는 영예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