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슬픔을
삶에 대한 긍정으로 승화시킨 감동적 에세이!
이 책은 비오리, 갯돌, 억새, 골목길, 백합조개, 지렁이 등 사람이 아닌 자연물에게 ‘풀꽃상’을 드리면서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시키는 운동을 펼쳐온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하 ‘풀꽃세상’)의 창립자인 정상명, 화가이자 환경운동가의 첫 산문집이다.
1999년, 10여 년 동안 운영해왔던 비상업용 화랑 ‘녹색갤러리’를 닫고 저자가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창립한 데에는 당시 스물네 살이었던 첫째 딸을 화재 사고로 잃은 그의 슬픈 개인사가 배경에 있다. 자식을 불의의 사로로 잃은 어미의 삶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러나 비탄과 통곡은 절망만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정신은 딸의 죽음 이후 더욱 맑아졌고, 더 이상 생에 대해 질문하지 않게 되었다. 생에서 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가 찾은 해답은 바로 ‘산다는 것은 축복이자 감사’라는 것, ‘어떤 경우라도 함부로 살면 안 된다는’ 생에 대한 전면적인 긍정이었다.
가시 없는 식물처럼 여리고 착했던 딸이 원하던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풀꽃운동에 뛰어든 그가 뭇 생명들에 대해 남다른 감성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길가에 핀 풀꽃이나 나무, 한 집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개나 거위, 먼 산에서 지저귀는 새 등 어느 것 하나 그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생명은 없다.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일깨우는 일은 그가 인간과 ‘함께 사는 이웃들’로 자연을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문에는 저자의 그림 30여 점과 일상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