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를 처음 가게 된 날 가방에 물티슈를 챙겨주며 걱정어린 눈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할 수 있겠니?
뒷처리를 잘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냥 어려보이는 딸 아이가 혹시 실수라도 할까 봐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이책에 나온 형동이도 뒷처리에 영 자신없는 2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엄마가 아프지 않았을 때는 집에서 볼일을 보고도 느긋하게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엄마가 아프니 아침 시간이 짧기만 합니다.
엄마가 임신 중독증으로 누워 계시자 형돈이의 학교 생활도 달라지네요.
뭐든지 챙겨주시는 엄마였는데 이젠 냄새가 폴폴 나는 체육복을 빨아주지도 않는 엄마.
준비물도 혼자 챙겨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선생님은 형동이를 혼만내지요.
엄마의 병이 심해질수록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이 미워지는 형동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비좁은 학교 화장실에서 똥을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알기에 똥을 누는 형동이를 놀리는 친구들이 미웠습니다.ㅎㅎ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 때 형동이 앞에 나타난 꼬마 천사.
그 아이를 통해 형동이는 변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형동이의 동생으로~ 태어나네요.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는 똥에 얽힌 이야기 쯤으로 만 생각했었는데...
똥 이야기라기 보단 형제에 대한 이야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외로운 형동이를 위해 옆에 있어 준 동생.
마지막에 약간의 반전이 있어 더욱 재미있는 동화네요.

요즘 내가 좀 감성적이어서 인지 몰라도 눈물도 조금 났습니다.
형동이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갑자기 직장생활 한답시며 아이들에게 쏟는 정성이 좀 줄어들지 않았나 반성도 됩니다.
책이란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동도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