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빨갱이', 그리고 반공체제의 형성
여순사건에 대한 공식 역사의 왜곡과 편향, 그리고 역사적 진실과 의의에 접근하길 꺼려하는 태도를 넘어서 여순사건의 다층적 진실을 규명한 연구서이다. 기존 역사 서술에서 '여순반란'은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연결을 갖고 남한 정부를 타도하기 위한 음모로 이해되는데, 이 책은 여순사건 이후 진압 과정에서 '빨갱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적나라한 국가폭력을 통해 반공체제가 수립되는 국가 건설과 국민 형성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분단 정부수립과 국가 건설 과정의 중요한 성격을 드러내주는 감춰진 기반이자 반공체제를 탄생시킨 한국 현대사의 핵심적 사건으로서 여순사건을 재조명하였다.
대중 억압 체제이자, 반공체제를 건설하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로 활용되었던 여순사건은 대한민국에 '빨갱이'라는 말의 의미를 바꾼 사건이다. 독립을 가장 앞장서 추구하는 사람이자, 해방직후에도 진보적 정책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었던 이들이 어떻게 짐승만도 못한 존재, 국민과 민족을 배신한 존재가 되었는지, 그 연원을 살피고 있다.
빨갱이 연구를 통해 한국에서의 국가폭력의 기원을 살피고 있는 이 책은 여순사건을 통해 건국 이후 정부의 '대한민국'만들기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그리고 국가폭력을 통한 '편 가르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적으로 규정된 사람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순사건이 남긴 유산을 극복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자유롭게 되고 더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할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