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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글쓴이
은유 저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16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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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은유

글 쓰는 사람. 누구나 살아온 경험으로 자기 글을 쓸 수 있을 때 세상이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여기저기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한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과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내는 일을 돕고 있다.

여럿이 함께 읽고, 느끼고, 말하며 쓰는 일의 기쁨과 가치를 전하려 『글쓰기의 최전선』을,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해 『쓰기의 말들』을 썼다. 그밖에 쓴 책으로는 여성과 엄마로서의 삶을 직시하고 풀어낸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국가 폭력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을 만들고 알리는 젊은 출판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포착한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이 있다. 2016년 [시사IN], 2017년 [조선일보]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오늘도 하루분의 울컥을 삼켰습니다
일, 연애, 결혼, 역할에 수시로 울컥하는 여자의 말하기


대학물도 먹지 않은 채 ‘글밥’을 먹게 된 문필하청업자이고, 일찍 결혼하여 아내로 엄마로 가사와 육아는 물론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노동계급 여성, 은유.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로 2015년(채널예스), 2016년(시사인) 2년 연속 ‘가장 주목할 만한 올해의 작가’에 꼽힌 바 있는 저자는 서른다섯부터 마흔다섯을 경유하면서 엄마, 아내, 딸, 노동하는 여성 등 수많은 존재로 증식되는 자신을 추스르며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신간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는 언어가 되지 못하는 일상의 울분을 직시하고 그것을 말하기로 결심한, 한 여자의 분투기다. ‘존재하는 한 이야기하라’는 페미니즘 명제대로 말하기를 시도했고, 그래서 싸움이 불가피했던 지난 십여 년의 일기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이윽하게, 때로는 담백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부엌 개수대 위에서 느낀 비루한 일상들, 그것을 정제해 얻어낸 몇 방울의 각성은 긍정의 말들이 가리고 있는 현실의 실루엣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긍정으로 힘을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긍정 없이 하루분의 울컥을 삼켜야 할 때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일,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온갖 노릇과 역할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 외로움과 절망 등 여자의 삶 전반을 기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밝힌 은유의 산문을 통해, 내 안의 여성성에 눈 뜨고 내 감정에 더 근접한 말하기를 시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는 일이 힘에 부치고 싱숭생숭이 극에 달하는 날이면 글을 썼다. 오직 노릇과 역할로 한 사람을 정의하고 성과와 목표로 한 생에를 평가하는 가부장제 언어로는 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었다. 몸에 돌아다니는 말들을 어디다 꺼내놓고 싶었다. 꺼내놓고 싶은 만큼 꺼내놓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고유한 슬픔일지라도 언어화하는 순간 구차한 슬픔으로 일반화되는 게 싫었다. 우리가 입을 다무는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말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하던가. 말하고 싶음과 말할 수 없음, 말의 욕망과 말의 장애가 충돌하던 어느 봄날, 나는 이미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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