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중독된 19세기 프랑스 여인들을
역사교양서의 세계로 돌아서게 만든 문제작
‘르네상스’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낸 역사학자 쥘 미슐레가 '사랑'이라는 단일 주제로 쓴 두번째 역사교양서이다. 이 책은 『여자의 사랑』이 나온지 1년 뒤에 출간되었는데 전편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그 중심에 놓였지만, 특히 한 여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아기, 소녀, 처녀, 숙녀, 부인, 노파로서 다시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여자의 생리적 운명이 사회적 고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전개되는지 추적한다. 그러면서 첫사랑의 시작부터 육아, 교육, 연애, 결혼, 출산, 섭생, 재활, 노년의 과부생활 등, 여자가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일상사의 거의 모든 단계를 사랑의 테마를 통해 꿰뚫는다. 또한 여자의 생리적 변신과 사회적 변신에서 사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피면서, 딸과 언니로서, 처녀와 새색시로서, 아내이자 친정어머니, 시어머니로서, 또는 과부로서,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뛰어넘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여자의 삶이 그리고 있다.
남성적 시각 위주의 반편의 역사에서 제외된 자연의 역사라는 큰 주제로 일련의 새로운 역사 쓰기를 시작한 쥘 미슐레. 그는 교회와 왕실이나 국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치·경제·혁명 등의 거창하고 화려하며 피비린내 나는 남성 영웅들의 극적인 사건 위주로 기록된 역사에서 소외된, “작고, 소박하고, 민중적인” 세계에 관심을 가졌다. 남성적인 사회의 모든 제도와 규칙에 부차적으로 끼워 맞춰진 생활과 그만큼 부당한 경쟁과 희생을 강요받는 현실을 개탄하며 남성 위주의 가정과 사회질서에 대해 비판한 저자의 목소리는 19세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의미를 지닐 것이다. 이 책은 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다름아닌 여자의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