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논픽션 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이 재구성한 희망과 야만의 미국 탄생 이야기
불온한 역사는 삭제되고 은폐되기 쉽다. 역사는 객관적이기보다 사회적인 영역인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탄생 역사 이면의 은폐된 숨겨진 역사를 들추어낸다. 메이플라워 호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최초의 순례자들이 이룩한 신화에 가려진 역사가 무엇인지 저자 특유의 섬세하고 생생한 필치로 추적한다.
흔히 미국의 역사는 박해를 피해 종교의 자유를 찾아 온 순례자(필그림)들로부터 시작된다고 이야기되어 왔고, 교육되어 왔다. 하지만 대륙으로 이주해 온 최초의 유럽인들은 필그림이 아닌, 1607년 봄 버지니아에 도착한 104명의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빈민, 부랑자, 범죄자 등으로, 선조로 내세우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비천한 계층 출신이었던 그들은 '조건 미달'로 인해 후대 미국인들로부터 '선조'로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자격 미달의 선조 대신 '자유'와 '신념', 그리고 '개척'과 '모험'의 상징인 필그림들이 미국 건국사의 첫 페이지에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또한 필그림들의 잔인한 정착 과정에 대해서도 예리한 고발을 시도한다. '필립 왕 전쟁'이라고 불리는 정착민과 원주민과의 전쟁을 통해 당신 원주민의 75%가 목숨을 잃고 만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 결국 한 민족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고 말한다. 또한 이것을 현대 미국이라는 나라가 전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의 원형으로 해석한다. 미국의 처음과 현재를 모두 뒤집어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저자의 노력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17세기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실생활, 그리고 수많은 원주민 부족에 대한 뛰어난 세부 묘사와 아주 작은 대화 하나에까지도 심혈을 기울이는 집요함이 역사의 한 장면을 새롭고 생동하는 이미지로 되살려 냈다. 현명하고 매혹적인 역사 수정주의자가 재구성한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 간의 만남, 우정, 그리고 대립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가식 없는' 미국의 역사를 바라보게 하는 투시경이 될 것이다.